주거 선호도 높은 강남권 입지에 희소성 영향
고금리 및 PF부실, 건축비 상승 등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거 선호도가 비교적 높은 강남권의 대형 아파트는 이러한 분위기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몇 년 만에 수십억 차익을 낸 거래가 잇따르는 신고가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마크힐스 1·2단지’ 전용 192㎡ (58평형)는 지난달 2일 85억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면적의 직전 거래가 2021년 8월인데 당시 55억 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3년도 채 안 돼 30억 원이 올랐습니다. 지난달 85억 원에 아파트를 판 매도자는 2018년 2월 59억 원에 매수했으니까 6년 보유한 뒤 26억 원의 시세차익을 낸 셈입니다.
이같이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가격이 수십억 원 오른 건 주요 입지에 위치한 대형 면적 아파트인 데다 희소성까지 갖추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마크힐스 1·2단지는 전체 가구수가 38 가구에 불과한 고급 주택으로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습니다.
741 가구 중 9 가구뿐인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전용 244㎡ (74평형) 펜트하우스는 지난 1월 53억 원에 매매계약을 맺어 신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이 또한 매물 희소성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듯 강남 3구 입지를 갖춘 대형 면적 아파트들은 다른 면적 대비 가격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포의 원조 대장주’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 (67평형)는 지난달 18일 78억 5,000만 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는데 이는 같은 면적 최고가 84억 원에는 못 미치는 가격이지만 해당 아파트 매도자는 지난 2017년에 35억 2,000만 원에 매수를 했으니 6년여 만에 43억 3,000만 원의 차익을 낸 셈입니다.
강남구 삼성동 ‘롯데캐슬프리미어’의 경우는 전용 213㎡ (64평형)가 지난 1월 2일 42억 5,000만 원에 팔려 신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총 가구수가 67 가구인 서초구 서초동 고급빌라 ‘더미켈란’ 전용 267㎡ (80평형) 펜트하우스는 지난 1월 26일 52억 5,000만 원에 거래돼 역시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강남권의 고가 단지 대형 매물 수요가 지속되면서 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꾸준히 오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KB부동산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전용 135㎡ (40평형) 초과 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4일 기준 101.5 (2022년 1월 10일=100)로 지난해 3월 첫째 주 (100.2) 대비 약 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7월 첫째 주 99.5→9월 첫째 주 100.4→11월 첫째 주 101.2→올해 1월 첫째 주 101.4 등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는데, 특히 강남 11개 구 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4일 기준 101.8로 서울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코로나가 한창인 시기,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는 그의 저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 부동산 산업의 6가지 전망을 제시했죠.
1. 기업사무실 수요의 감소 |
2. 자영업 가계 수요의 감소 |
3. 주택공급 과잉 및 가격 하락의 위험성 |
4. 관광 밀집지역의 부동산 고위험성 |
5. 업무공간에 대한 선호의 변화 |
6. 물류창고 및 유통센터에 대한 수요 증가 |
이 중 주택 부동산 시장의 타격을 커다란 변화로 보았는데요, 대출을 갚지 못해 서둘러 주택을 시장에 내놓아 시장에는 팔려는 주택들로 넘쳐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주택 가격 역시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움직이므로 급처분하려는 주택들이 쏟아져 주택 공급이 늘어나면 집값은 내려가게 마련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제이슨 솅커는 강남의 대형 아파트의 움직임은 예측하지 못했나 봅니다.